밥을 안 먹는 고양이
고양이는 입맛이 까다롭다고들 해서, 하루 이틀 안 먹어도 "좀 지나면 먹겠지" 하고 기다리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고양이는 굶는 것 자체가 병을 만듭니다. 며칠 먹지 않으면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이 올 수 있고, 그러면 먹지 못해서 더 아프고 아파서 더 못 먹게 됩니다.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 짧은 이유와, 집에서 볼 것, 병원에서 하는 일을 적습니다.
집에서 굶은 날도 시간에 들어갑니다
국제고양이의학회(ISFM)가 2022년에 낸 식욕부진 고양이 지침은, 고양이가 먹기를 멈춘 지 늦어도 3일 안에 급여관 같은 영양 공급을 시작하라고 권합니다. 그리고 이 3일을 병원에 온 날부터가 아니라 집에서 제대로 먹지 못한 날부터 세라고 적었습니다.
"조금은 먹어요"도 따져 봐야 합니다. 간식 몇 개, 사료 몇 알로는 하루에 필요한 열량을 채우지 못합니다. ISFM 지침도 병원에서는 전혀 안 먹은 날뿐 아니라 하루 필요 열량보다 적게 먹은 날을 함께 셉니다.
고양이 지방간 — 굶어서 생기는 간 병
고양이가 먹지 않으면 몸은 저장해 둔 지방을 꺼내 씁니다. 고양이는 이 지방이 간으로 몰려 들어오는 속도를 간이 처리하지 못해 간세포에 지방이 쌓이는, 몇 안 되는 동물입니다. 미국 콜로라도주립대 웹(Webb)의 2018년 리뷰는 이 지방간(간 지질증)을 고양이에서 가장 흔한 간 기능 장애로 꼽았고, 일찍 알아채 제대로 치료하면 예후가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매우 나쁘다고 적었습니다.
전형적인 모습은 원래 통통하던 고양이가 며칠에서 몇 주 동안 먹지 않으며 살이 빠지는 것입니다. 같은 리뷰는 체중이 25% 넘게 빠지기도 한다고 적었습니다. 구토, 기운 없음, 쇠약이 그다음으로 흔하고, 병원에 왔을 때는 흔히 탈수와 함께 눈 흰자·잇몸·귀 안쪽이 노랗습니다(황달).
중요한 것은 지방간 혼자 오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입니다. 웹의 리뷰는 지방간 고양이의 50~95%에서 굶게 만든 다른 병이 함께 있었다고 정리했습니다. 장 질환과 소화기 림프종, 담관염, 췌장염, 요도폐색 같은 하부요로 질환, 당뇨와 갑상선기능항진증, 만성신장병과 요관결석, 그리고 사료나 환경이 바뀐 스트레스까지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영양을 넣는 것과 원인을 찾는 것을 같이 합니다. 예후도 원인에 따라 갈려, 같은 리뷰가 인용한 보고에서 급성 췌장염이 같이 있던 고양이의 생존율은 20%, 다른 원인이 없던 고양이는 50%였습니다. 반가운 점도 있습니다. 지방간에서 회복한 고양이에게는 다시 생기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합니다.
안 먹는 이유는 대개 메스꺼움, 통증, 스트레스입니다
ISFM 지침은 고양이가 먹지 않는 가장 흔한 이유로 메스꺼움(구토가 있든 없든), 통증, 장운동 저하, 스트레스를 꼽습니다. 고양이의 메스꺼움은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침을 흘리거나, 입맛을 다시거나, 밥그릇 앞에서 고개를 돌리는 정도로만 보이기도 합니다.
토하지 않는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의 고양이 췌장염 합의문에 정리된 연구들에서 췌장염 고양이의 51~100%가 기운이 없었고 62~97%가 밥을 덜 먹거나 끊었지만, 구토는 35~52%였습니다. 배를 아파하는 모습이 보인 경우는 10~30%였는데, 합의문은 고양이가 통증을 잘 드러내지 않아 실제보다 적게 잡혔을 것으로 봅니다.
먹고 싶은데 못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밥그릇까지 와서 냄새를 맡고 먹으려다 돌아선다면 치주 질환 같은 입안 통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ISFM 지침은 이를 먹고 싶은 마음이 없는 식욕부진과 따로 구분합니다.
집에서 볼 것, 하지 말 것
억지로 먹이지 마십시오. 입을 벌려 밀어 넣거나 주사기로 억지로 먹이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ISFM 지침은 강제 급여가 음식 자체를 싫어하게 만들 수 있어 권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평소 잘 먹던 사료를 조용하고 숨을 곳이 있는 자리에 놓아 주십시오. 지침은 입원한 고양이에게도 소음을 줄이고 숨을 곳을 마련해 주라고 권합니다.
아픈 동안 처음 보는 처방식으로 바꾸지 마십시오. 같은 지침은 아플 때 낯선 처방식을 처음 먹이면 그 음식에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며, 입원 중에는 시작하지 말라고 합니다. 병 때문에 처방식이 필요해도, 다시 잘 먹게 된 뒤에 천천히 바꾸는 편이 낫습니다.
사람 약이나 남은 약을 먹이지 마십시오. 메스꺼움 약이든 진통제든 고양이에게 맞지 않는 약이 많습니다. 사람 약을 이미 먹었다면 중독과 혈액관류를 보시고 바로 전화 주십시오.
병원에서는 이 순서로 합니다
1. 수액과 전해질. 먹지 못한 고양이는 대개 탈수돼 있고 칼륨·인 같은 전해질이 흔들려 있습니다. ISFM 지침은 영양 계획을 세우기 전에 수액으로 탈수를 바로잡고, 큰 전해질 이상을 고치고, 순환을 안정시키라고 합니다.
2. 원인 찾기. 혈액검사(간 수치·빌리루빈·신장 수치·혈당·전해질), 소변검사, 복부 초음파를 합니다. 웹의 리뷰는 복부 초음파가 지방간 진단을 뒷받침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치료가 잘되려면 꼭 함께 다스려야 하는 동반 질환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적었습니다. 나이 든 고양이라면 갑상선 호르몬도 봅니다.
3. 메스꺼움·통증 조절과 식욕촉진제. 구토 억제제와 진통제로 먹지 못하게 하는 이유를 먼저 걷어 냅니다. ISFM 지침이 고양이에서 승인된 식욕촉진제로 든 약은 미르타자핀과 카프로모렐린 두 가지이고, 카프로모렐린은 전신 상태가 안정된 고양이에게 씁니다. 귀 안쪽에 바르는 미르타자핀은 의도치 않게 체중이 5% 넘게 빠진 고양이 177마리 임상시험에서 2주 동안 체중을 유의하게 늘렸습니다.
4. 급여관은 미루지 않습니다. 약을 써도 충분히 먹지 않으면 급여관을 넣습니다. ISFM 지침은 나아지기를 기다리며 급여관을 미루는 것이 회복을 늦출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ACVIM 췌장염 합의문도 식욕촉진제에 48시간 안에 반응하지 않거나 집에서 오래 굶고 온 고양이에게 급여관을 권합니다. 짧게는 코로 넣는 관을 며칠 쓰고, 지방간처럼 영양 공급이 오래 필요한 경우에는 목 옆으로 식도에 넣는 관을 씁니다. 관으로 사료와 물과 약을 한꺼번에 줄 수 있어 고양이의 스트레스도 적습니다. 회복에는 몇 주가 걸리기도 합니다. 웹의 리뷰가 인용한 1989년 첫 증례 모음에서는 원인 없는 지방간 고양이 11마리에게 위에 직접 넣는 관(위루관)을 썼고, 관을 쓴 기간은 평균 48일(22~98일)이었습니다. 집에서 관으로 먹이는 법은 퇴원 전에 함께 연습합니다.
처음에는 적게. 오래 굶은 고양이에게 한 번에 많이 넣으면 재급식 증후군이라는 위험한 전해질 이상이 올 수 있습니다. ISFM 지침은 첫날 필요 열량의 3분의 1에서 시작해 사흘에 걸쳐 늘리도록 권합니다.
신장과 요로를 같이 보는 이유
신장과 요로는 고양이를 굶게 만드는 흔한 원인입니다. 수컷 고양이가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힘만 준다면 요도가 막혔을 수 있고, 이는 국제고양이돌봄(iCatCare) 하부요로 지침이 생명을 위협하는 합병증으로 적은 응급입니다. 소변은 보는데 밥을 끊고 토한다면 요관이 막혀 신장 수치가 오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소변을 못 보는 개·고양이에 자세히 적었습니다.
만성신장병 고양이도 입맛을 잃고 살이 빠지는 일이 흔합니다. 식욕촉진제 카프로모렐린이 미국에서 만성신장병 고양이의 체중 감소 관리용으로 승인된 것도 그래서입니다. 반대로 며칠 굶어 탈수되면 신장 수치가 올라가 보이기도 하므로, 수액으로 탈수를 바로잡은 뒤 다시 재서 판단합니다. 수액과 약으로 수치가 내려오지 않는 급성 악화라면 투석을 함께 검토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고양이 신부전과 투석을 보십시오. 밥을 덜 먹기 전에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이 늘었다면 물을 많이 마시는 개·고양이도 함께 보십시오.
수의사 선생님께
보호자께 자주 받는 질문
고양이가 하루 밥을 안 먹었어요. 병원에 가야 하나요?
하루 꼬박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면 전화로 상의하실 때입니다. 국제고양이의학회(ISFM) 지침은 먹기를 멈춘 지 늦어도 3일 안에 급여관 같은 영양 공급을 시작하라고 하고, 그 3일에는 집에서 굶은 날도 들어갑니다. 집에서 이틀을 기다리면 병원에서 원인을 찾고 영양을 시작할 시간이 하루밖에 남지 않습니다. 토하거나 기운이 없거나 화장실에서 힘을 주는 모습이 같이 있다면 하루를 기다리지 마십시오.
고양이는 왜 굶으면 안 되나요?
고양이는 며칠 굶으면 몸에 저장된 지방이 간으로 몰려 쌓이는 지방간(간 지질증)이 생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동물입니다. 전형적인 모습은 원래 통통하던 고양이가 며칠에서 몇 주 동안 먹지 않으며 살이 빠지고, 눈이나 귀 안쪽이 노래지는 것입니다. 일찍 발견해 영양을 공급하면 예후가 좋지만, 늦으면 위험해집니다.
억지로라도 먹이면 되지 않나요?
입을 벌려 밀어 넣거나 주사기로 억지로 먹이는 것은 권하지 않습니다. ISFM 지침은 강제 급여가 음식에 대한 거부감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권하지 않습니다. 평소 잘 먹던 사료를 조용하고 숨을 곳이 있는 자리에 놓아 주시고, 그래도 먹지 않으면 병원에서 원인과 메스꺼움·통증을 먼저 다스려야 합니다.
토하지 않고 그냥 안 먹기만 해요. 괜찮은 건가요?
토하지 않는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미국수의내과학회(ACVIM) 고양이 췌장염 합의문에 모인 연구들에서 췌장염 고양이의 62~97%가 밥을 덜 먹거나 끊었지만 구토는 35~52%에 그쳤습니다. 고양이는 메스꺼움도 침을 흘리거나 입맛을 다시거나 밥그릇에서 고개를 돌리는 정도로만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밥그릇 앞에 가서 먹으려다 그냥 돌아서요.
먹고 싶은데 먹지 못하는 경우일 수 있습니다. ISFM 지침은 치주 질환 같은 입안 통증이나 신경 문제로 먹고 싶어 하면서도 먹지 못하는 상태를 따로 구분합니다. 한쪽으로만 씹는지, 사료를 흘리는지, 침에 피가 섞이는지 보시고 진료 때 말씀해 주십시오.
병원에서는 무엇을 하나요?
먼저 수액으로 탈수와 전해질을 바로잡습니다. 동시에 혈액·소변검사와 복부 초음파로 굶게 만든 원인을 찾습니다. 지방간 고양이의 50~95%에서 위장관 질환, 췌장염, 요도폐색, 당뇨, 갑상선기능항진증, 신장병 같은 다른 병이 함께 있었다는 리뷰가 있습니다. 메스꺼움과 통증을 조절하고 식욕촉진제를 쓰며, 그래도 먹지 않으면 급여관을 미루지 않습니다.
콧줄이나 목에 관을 넣는다고 하니 무서워요.
급여관은 대부분 잘 견딥니다. 관으로 사료와 물과 약을 한꺼번에 줄 수 있어 고양이의 스트레스가 적습니다. 짧게는 며칠 코로 넣는 관을 쓰고, 지방간처럼 오래 걸리는 경우에는 목 옆으로 식도에 넣는 관을 씁니다. 지방간 치료는 몇 주가 걸리기도 해서, 원인 없는 지방간 고양이 11마리에게 위에 직접 넣는 관(위루관)을 쓴 1989년 보고에서는 관을 쓴 기간이 평균 48일이었습니다. 스스로 충분히 먹게 되면 관은 뺄 수 있고, 빼는 일은 넣을 때보다 훨씬 간단합니다.
어떤 상태면 예약을 기다리지 말고 먼저 전화해야 하나요?
수컷 고양이가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힘만 주고 소변이 나오지 않을 때, 눈 흰자나 귀 안쪽이 노랗게 보일 때, 밥을 안 먹으면서 반복해서 토하거나 축 늘어져 있을 때, 통통하던 고양이가 2~3일째 거의 먹지 않았을 때, 숨쉬기 힘들어하거나 입을 벌리고 숨 쉴 때입니다. 365일 24시간 02-549-0275로 전화 주십시오.
고양이가 밥을 안 먹는다면, 강남 신사동 시그니처 동물의료센터
안운찬 원장은 시그니처 동물의료센터 혈액투석·신장비뇨기센터를 맡고 있습니다. 밥을 안 먹는 고양이는 신장 수치, 요로, 간을 함께 보게 되는 경우가 많아 내과와 같이 진료합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역과 학동역 사이에 있는 365일 24시간 동물병원입니다. 내과·외과·혈액투석 신장비뇨기·동물종양·영상의학 센터가 함께 진료합니다.
- 수컷 고양이가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힘만 주고 소변이 나오지 않을 때
- 눈 흰자나 귀 안쪽이 노랗게 보일 때
- 밥을 안 먹으면서 반복해서 토하거나 축 늘어져 있을 때
- 통통하던 고양이가 2~3일째 거의 먹지 않았을 때
- 숨쉬기 힘들어하거나 입을 벌리고 숨 쉴 때
출발하기 전에 전화 주시면 도착에 맞춰 준비할 수 있습니다. 입원 환자가 많은 날은 수용이 제한될 수 있으니 밤에는 특히 먼저 확인해 주세요.
- 주소
-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213 신동화빌딩신사동 을지병원 사거리와 도산공원 사거리 사이
- 진료시간
- 365일 24시간일반진료 10:00–21:00 · 심야진료 21:00–10:00
- 주차
- 병원 앞 무료 발렛(10:00–22:00)진료 시 2시간 무료, 길어지면 데스크에 말씀해 주세요
- 대중교통
- 3호선 압구정역 3번 출구 도보 약 10분7호선 학동역 8번 출구 도보 10–15분 · 버스 신사동교회, 언주중학교입구 하차
- 자료 보내기
- info@signatureamc.co.kr검사 결과·영상·의뢰서를 미리 보내실 때 · 급한 상황은 메일보다 전화가 먼저입니다
의뢰하시는 수의사 선생님도 같은 번호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식욕부진이 시작된 날, 체중 변화, 혈액검사(빌리루빈·ALP·GGT·크레아티닌·SDMA·칼륨), 초음파 소견, 지금까지 쓴 약을 함께 주십시오.
근거
Taylor S, Chan DL, Villaverde C, Ryan L, Peron F, Quimby J, O'Brien C, Chalhoub S. 2022 ISFM Consensus Guidelines on Management of the Inappetent Hospitalised Cat. J Feline Med Surg 2022;24(7):614-640. DOI 10.1177/1098612X221106353 (PMID 35775307, 정오표 PMID 36779793) — 3일 안 영양 개입, 흔한 원인, 강제 급여, 식욕촉진제, 급여관, 재급식 증후군.
Webb CB. Hepatic lipidosis: Clinical review drawn from collective effort. J Feline Med Surg 2018;20(3):217-227. DOI 10.1177/1098612X18758591 (PMID 29478399) — 지방간의 전형적 모습, 동반 질환 50~95%, 급여관 기간, 예후.
Valtolina C, Favier RP. Feline Hepatic Lipidosis. Vet Clin North Am Small Anim Pract 2017;47(3):683-702. DOI 10.1016/j.cvsm.2016.11.014 (PMID 28108035)
Forman MA, Steiner JM, Armstrong PJ 외. ACVIM consensus statement on pancreatitis in cats. J Vet Intern Med 2021;35(2):703-723. DOI 10.1111/jvim.16053 (PMID 33587762) — 췌장염 고양이의 임상 증상 빈도(표 1), 급여관 시점.
Taylor S 외. 2025 iCatCare consensus guidelines on the diagnosis and management of lower urinary tract diseases in cats. J Feline Med Surg 2025;27(2). DOI 10.1177/1098612X241309176 (PMID 39935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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